[신동아방송 경인 = 정윤성 기자]
국세청이 주류 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창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 개혁에 본격 착수했다. 신규 창업자와 기존 제조업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청장 강민수)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업계의 현장 의견을 반영한 주세 행정 개선안을 마련,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6월 3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고시와 ‘주세사무처리규정’을 포함하며, 6월 23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을 거친다.

① 창업 문턱 낮춘다…‘지정제’에서 ‘등록제’로 전환
기존에는 국세청이 납세병마개 제조자를 지정해 통제하던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일정 시설 요건만 갖추면 등록만으로 시장 진입이 가능해진다. 이는 소자본 창업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경쟁 촉진을 유도하는 조치다.
또한 위스키, 브랜디, 증류식소주 등 고도수 주류의 소규모 제조 면허 시설 기준이 대폭 완화되어 청년 창업과 다양한 주종 진출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담금조 용량 기준은 기존 5㎘ 이상에서 1~5㎘ 사이로 낮춰졌다.

② 납세 부담 줄인다…‘가정용 표시’ 폐지·RFID 적용 기준 상향
납세 협력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종이팩·페트병에 담긴 소주나 맥주에 한해 의무적으로 부착했던 '가정용' 표시 규정이 폐지돼, 제조자들의 관리 부담이 감소한다.
더불어 위스키 등에 부착하던 RFID(무선주파수인식) 태그는 앞으로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 제품에만 적용된다. 하이볼 등 저도 위스키는 RFID 부착 대상에서 제외돼 제조·유통 절차가 간소화된다.

③ 수출 장벽 낮추고, 인증 제도도 도입
국산 위스키와 브랜디의 해외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수출 시 해외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숙성 조건(예: 나무통 저장 기간)을 국세청 산하 주류면허지원센터의 기술 점검과 관할 세무서의 확인을 거쳐 인증받을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K-SUUL(우리 술)’의 해외 신뢰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④ 체험 양조장 위생 기준 신설
최근 체험형 양조장과 주류 교육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 차원의 위생 관리 기준도 신설됐다. 교육장과 판매장은 주류 제조 공간과 위생상 분리되도록 설계 기준이 명확해지며, 전반적인 품질 관리 체계가 강화된다.
실제로 2020년 277곳이었던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등록 수는 2024년 413곳으로 급증한 바 있다.

국세청은 이번 제도 개선이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국내 주류 산업의 체질 개선과 수출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대영기자 dypark@sdatv.co.kr